'순환 침체'에서 '순환 회복'으로의 전환 (모건 스탠리 마이크 윌슨)
- Fearnot Capital

- 9월 10일
- 3분 분량

2024년도 초 지수 투자 + 커버드 콜, 개별 주식 + 옵션 Wheel strategy로 투자 스타일을 바꾼 이후로 사실 증권사 리서치를 잘 읽는 편은 아니다.
주로 옵션 변동성 공부를 하든지 80년대 또는 90년대 발간된 투자책 위주로 공부하는 편인데, 그래도 종종 모건 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리포트는 보게 된다.
2021년도 Mag 7이 저평가되었다는 판단하에 마진까지 써서 포지션을 크게 가지고 갔었다.
그 당시 마이크 윌슨의 리포트는 내가 당시 가지고 있던 conviction이랑 상반된 견해를 보였기 때문에 읽기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거의 2년 반 동안 그 포지션을 고수하면서 몸과 마음이 매우 피폐해지는 경험을 하였고, 만성 두통이 생기는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다행히 23년도 4분기 2년 반 동안 고수하던 내 conviction이 시장의 방향성과 맞아떨어지면서 무사히 투자를 마칠 수 있었다.
23년도 연말까지 bearish한 view를 고수한 마이크 윌슨 리포트를 보면서 증권사 리포트는 투자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보다는 내 conviction을 시험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24년도 9월에 자주 듣는 Masters in business에 마이크 윌슨이 게스트로 나와서 Collins Lake가는 길에 차안에서 들었다.
이미 내적 친밀감이 많이 형성된 상태였고, 리포트가 아닌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여서 매우 즐겁게 들은 기억이 난다.
자주 읽은 리포트의 애널리스트가 CNBC에 나오거나 자주 듣는 podcast에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투자자에게는 아이돌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본론으로 넘어가서 이번 주말 윌슨이 작성한 내용은 대략 아래와 같다.
최근 발표된 고용 보고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시장에 미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는데, 그는 이를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었다.
윌슨의 핵심 주장은 명확하다. 우리는 지금 '순환 침체(rolling recession)'의 끝자락을 지나 '순환 회복(rolling recovery)'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부진한 고용 지표는 경제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경기가 둔화되면서 연준(Fed)의 금리 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해석이다.
그가 근거로 든 것은 '기업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 비율'이다. 이 지표가 V자 반등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기업들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Liberation Day 이후 크게 회복되었음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이런 패턴은 경기 침체 '이전'이 아닌, 경기 침체가 끝나고 회복이 시작되는 '초기 국면'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이미 고용 시장의 가장 어두운 터널은 지나온 셈이다.
하지만 그 역시 단기적인 위험은 존재한다고 말한다. 바로 연준의 통화정책, 즉 금리 인하가 시장의 기대만큼 충분히 이루어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시장은 고용 둔화를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연준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고용 지표가 나쁘긴 하지만, 연준을 움직일 만큼 '아주 나쁜' 수준은 아니다"라는 시장의 미묘한 심리가 바로 이것이다.
이 때문에 금요일에 상승했던 주가 지수가 다시 상승분을 반납한 것이라고 윌슨은 분석한다. 결국 주식 시장이 고용 둔화를 감내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은, '연준이 성장 리스크를 상쇄할 만큼 충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윌슨은 9-10월 계절적으로 약세인 구간에 단기적인 변동성, 즉 '혼란스러운 가격 움직임(choppy price action)'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그는 이 단기적인 조정이 오히려 연말과 2026년까지 이어질 강력한 상승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내구성이 있고 광범위한 이익 회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의 메시지는 '숲을 보라'는 것이다. 단기적인 파도에 흔들리지 말고, 다가올 큰 상승의 흐름을 준비하라는 조언이다.
이런 단기 변동성에 대비한 방어적인 투자처로 그는 '대형주 헬스케어' 섹터를 추천했다. (지난 주 베가스형이랑 통화할 때 형도 이 섹터를 좋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는데 역시 초고수다.)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S&P 500 내 시가총액 비중과 상대적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있다.
개선되는 이익: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장비/서비스 분야의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금리 인하 수혜: 특히 바이오 분야는 금리 인하 시기에 강한 상대 성과를 보여왔다.
정치적 리스크 선반영: 약가 정책 등 정치적 불확실성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
단기적인 지표의 악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그것이 경기 사이클의 큰 그림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팟캐스트에서 그는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데 굉장히 조심스러워했다. 비관적으로 전망하면 적어도 돈을 잃는 고객은 적어서 편하다.
반면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가 그 전망이 틀리면 돈을 잃는 고객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매우 부담스럽다는 얘기를 했다.
그런 그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펼치고 있다.
전망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 그 전망을 공유한다는 부분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전망을 떠나서 시장은 떠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며 시장에 대한 개인적인 주관을 확실히 가지고 포지션 고수 또는 변화 또는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투자는 공부를 하나 안 하나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를 대하는 자세 또는 공부의 깊이에 따라 투자의 conviction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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